업체동정 인공지능과 결합한 ESS, 지능형 자산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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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6-06-12 13:17본문
최근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은 기존 에너지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화석연료의 약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글로벌 유가 변동은 곧바로 국내 전력 생산 원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직결된다. 외부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 전체의 에너지 비용이 요동치는 ‘에너지 종속’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편, 태양광 발전소 옆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왜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반복해 왔다.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며 설치 장벽은 낮아졌고, 전기를 저장했다가 가격이 높을 때 판매하는 개념도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해졌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ESS를 운용하면 예상과 다른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출력이 갑자기 떨어져도 그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고, 배터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고장이 나면 어디에 연락해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조차 막막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단순하다. ESS가 여전히 단순한 ‘전기설비’로만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이나 수변전 설비처럼 설치해 두고 고장 나면 수리하는 방식으로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전력시장에서 ESS의 가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다. 이제 ESS는 발전소처럼 수익을 창출하고, 부동산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자산’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ESS가 자산으로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반 관리가 필수적이다.
흔들리는 전력망,
새로운 해법이 필요
상식적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많아질수록 ESS 시장도 함께 커져야 한다. 발전이 늘면 저장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흐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원인은 송전망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2024년 11월 발간)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국내 발전설비 용량은 154% 늘었다. 그러나 동 기간 송전설비는 26% 증가에 그쳤다. 전기를 만드는 능력은 빠르게 늘었지만, 전기를 실어나르는 루트는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것이다.
이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책 중 하나가 출력 제어다. 전력망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전력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 발전소에 발전 중단을 지시하는 조치다.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깔수록 사업성이 나빠지는 재생에너지의 역설’이 바로 이 구조에서 비롯된다.
바로 이러한 환경에서 ESS의 역할은 달라진다. 전기를 단순히 저장했다가 가격이 높을 때 판매하는 설비로만 활용된다면,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손실 위험이 커진다. 발전량 예측, 수급 조절, 전력 거래 세 가지 기능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해야 비로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ESS는 재생에너지 특유의 불규칙한 발전 패턴을 흡수하고, 인공지능은 ‘언제 충전하고 언제 방전할지’를 실시간으로 계산하여 수익 극대화 시점을 잡아낸다. 이러한 이유로 ESS를 ‘지능형 자산’이라 부른다.
ESS 운영의 핵심은 ‘언제, 얼마나 전기가 생산될지’를 정확히 맞추는 일이다. 지금까지 국내 전력시장은 재생에너지 예측의 경제적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구조였다. 그러나 제주 시범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실시간 입찰시장’이 육지로 확대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예측 정확도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시장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에이치에너지는 이 정확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였다. 과거에는 발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단순 평균 산정 방식에 의존했으나, 이제는 기상 정보를 결합한 머신러닝 모델로 고도화하였다. 또한 여러 모델의 약점을 상호 보완하는 ‘앙상블 기법’과, 기상 조건 변화에 따라 최적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동적 모델 선택’ 방식을 적용하였다.
전국에 분산된 5,500여 개 발전소의 운전 데이터를 통합 학습한 대형 인공지능 모델을 운영 중이다. 이는 범용 대형 모델을 에너지 영역에 적용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개념으로, 개별 발전소의 오차와 수천 개 집합 자원 전체의 오차를 동시에 최적화할 수 있다. 그 결과 1시간 전 발전량 예측 오차율은 2.8% 수준에 도달하였다.
여기에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을 의미하는 XAI (Explainable AI) 기술을 더했다. 인공지능은 결과를 도출할 때 그 과정과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블랙박스 문제’를 안고 있다. XAI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발전량 예측값을 제시할 때 일사량, 구름량, 기온 등 각 변수의 영향력을 시각적으로 함께 보여준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숫자가 만들어진 과정을 함께 드러내는 방식이다.
또한 정밀해진 예측은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의 수익으로 직결된다. VPP는 흩어진 소규모 발전소와 ESS를 플랫폼으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개념이다. 앞으로 열리게 될 실시간 입찰시장에서 VPP의 수익은 ‘입찰’에서 발생한다. 하루 전, 내일 하루 동안 시간대별로 얼마의 전력을 공급할지 약속하고, 실제로 그 약속을 지켜내면 대가를 받는 구조다.
문제는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량을 내일 얼마로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너무 적게 입찰하면 수익을 놓치고, 너무 많이 입찰하면 페널티를 부담하게 된다. 국내 전력시장은 ‘재생에너지 실시간 입찰시장’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는 예측 오차가 곧 수익을 결정한다. 오차 허용 범위를 넘어서면 인센티브 소멸을 넘어 ‘임밸런스 페널티’가 부과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측 정확도에서 단 1~2% 차이가 사업자 간 수익 격차를 완전히 갈라놓는다.
또한 에이치에너지는 시장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수학적 기법을 결합한 입찰 최적화 알고리즘을 구축하였다. 핵심 전략은 ‘추계적 입찰(Stochastic Bidding)’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단일 고정값이 아닌 확률 분포로 다루는 방식으로, ‘내일 발전량이 800kWh’라는 단일 숫자 대신, ‘700 kWh가 나올 확률 30%, 800kWh가 나올 확률 50 %’처럼 발전량의 분포 전체를 계산에 포함시킨다.
이 전략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두 가지 수학 기법이 결합된다. ‘유전 알고리즘’은 수많은 입찰안 중에서 유망한 안들을 조합해 점점 더 나은 안으로 진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은 내일 발생할 수 있는 수만 가지 기상 시나리오를 가상 실험해, 어떤 입찰안이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는지 확인한다. 이 두 기법이 추계적 입찰 전략 안에서 맞물리며, 기대 수익이 가장 큰 입찰량을 산출한다. 이 연구는 포스텍(POSTECH) 최동구 교수 연구팀과 함께 거둔 성과로, 인센티브 기반 전력시장 구조에서 VPP 최적 입찰 전략을 세계 최초로 다룬 사례다.
해외 시장의 대부분은 오차에 비례해 페널티를 부과하는 선형 구조인 반면, 한국 시장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인센티브가 전액 소멸되는 비선형 구조를 갖는다. 즉 오차 허용 범위 안에서는 수익 구간이 형성되지만, 한 걸음만 벗어나도 인센티브가 통째로 사라지고 ‘임밸런스 페널티’까지 부과된다. 단 1%만 예측이 빗나가도 수익이 0원이 될 수 있으며, 예측 정확도에서 1~2% 차이가 사업자 간 수익 격차를 결정짓는다.
또한 복잡한 문제를 수학적으로 풀어낸 결과, VPP 수익은 20~40% 상승하는 것으로 검증되었다. 해당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운영 연구(OR, Operations Research) 분야 학술지인 INFORMS Journal on Applied Analytics에 등재되었다.
ESS가 수익을 창출하는
네 가지 방식
입찰 최적화의 실행 도구가 ESS다. 에이치에너지는 ESS를 네 가지 방식으로 운영한다.
1) ‘선형계획법(LP, Linear Programming) 기반 운전계획 수립’
첫 번째는 ‘선형계획법(LP, Linear Programming) 기반 운전계획 수립’이다. 전력 요금은 시간대와 사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값싼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해 두고, 요금이 높은 시간대에 사용하면 동일한 전기라도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전력 수요 예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본요금과 사용량 요금의 합계가 최소가 되도록 충·방전 스케줄을 선형계획법으로 산출한다. 이는 ‘언제 충전하고 언제 방전할지’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계산이다.
2) ‘집합 자원 공급 밸런싱(Aggregated Balancing)’
두번 째는 ‘집합 자원 공급 밸런싱(Aggregated Balancing)’이다. 여러 발전소와 ESS를 하나로 묶어 운영되는 VPP에서는, 계통 안정성 유지에 기여한 대가로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인센티브 합산액을 최대화하는 것이 운영 목표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계통 전력을 끌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ESS는 오직 태양광 발전량으로만 충전되므로, 화석연료 전력이 전혀 섞이지 않은 ‘순수 재생에너지 기반 밸런싱’이 가능하다.
3) ‘수요반응(DR) 연계 수익 최적화(PV+DR Balancing)’
세번 째는 ‘수요반응(DR) 연계 수익 최적화(PV +DR Balancing)’다. 수요반응이란 전력이 부족할 때 사용량을 줄이고, 잉여 전력이 발생할 때 사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계통 안정에 기여하고 보상을 받는 제도다. 이 방식에선 발전 예측과 수요 예측을 동시에 결합해 발전 수익, VPP 인센티브, 요금 절감, DR 수익 등 네 가지 수익원을 동시에 최적화한다. 여기에 혼합 정수 선형 최적화(MILP, Mixed Integer Linear Programming)라는 수학적 기법이 적용된다. 이는 변수가 많고 조건이 복잡한 수익 구조에서 총수익이 최대가 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데 활용된다.
4) ‘마이크로그리드 순전력 밸런싱(Net-Power Balancing)’
마지막은 ‘마이크로그리드 순전력 밸런싱(Net-Power Balancing)’이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과 ESS를 갖춘 사업장은 발전한 전기를 우선 자사 시설에서 사용하고, 남는 전력을 시장에 입찰한다. 문제는 기상 상황이 급변하면서 실제 발전량이 입찰량과 달라질 때 발생한다. 실시간 입찰시장에서는 과부족분이 생기면 ‘임밸런스 페널티’가 부과된다. 이 방식은 과부족분을 수요처 ESS로 실시간 정밀 제어해 페널티를 회피하도록 설계되었다. 앞서 설명한 임밸런스 페널티가 이 과정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해소된다.
이 네 가지 방식이 맞물리면서 ESS는 단순한 저장 장치를 넘어선다. 각 방식에는 서로 다른 수학적 기법이 적용되지만, 공통점은 모두 AI와 결합해 작동한다는 점이다.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수학 모델이 이를 기반으로 최적해(最適解, 최선의 결과)를 갱신한다. 인간의 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한 수익 방정식이 초 단위로 계산된다. 무엇을 저장할지, 언제 꺼낼지, 어디에 판매할지를 스스로 판단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실행 주체, 즉 ‘자산’으로서 ESS가 기능하는 것이다.
ESS도 자산이다
ESS 관리는 태양광 발전소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핵심은 배터리의 특성에 있다. 배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능이 저하되며, 설치 초기와 3년 또는 5년 후의 성능이 같을 수 없다. 게다가 화재나 열폭주 등 안전 리스크를 내재하고 있어 사후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는 사전 예방이 관리의 출발점이 된다.
에이치에너지의 ESS 이상 탐지는 ‘AI 예측 정비(Predictive Maintenance)’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문제 발생 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배터리·PCS 상태, 충·방전 이력, 온도 변화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한다. 정상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하는 패턴을 포착해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구조다.
ESS의 현재 상태와 잔존 가치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다수의 현장 운영자는 이러한 평가를 체계적으로 수행하지 못한 채 설비를 운용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헬스 체크(Health Check)’ 체계를 개발해 ESS 관리의 복잡한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ESS 상태를 ▲배터리·PCS 상태 ▲운영 성과 ▲안전 리스크 ▲유지보수 기록 ▲경제성 ▲규제 적합성 등 여섯 항목으로 나누어 각각을 100점 척도로 정량 평가한다. 산출된 종합 점수를 기반으로 후속 의사결정을 명확히 수행할 수 있으며, 현 운영 유지, 배터리 교체를 통한 성능 복원(리파워링, Repowering), 적정 시점 매각, 폐기 처분 등 다양한 선택지를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
관리는 ESS 설비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다. 자산 가치가 남아 있는 설비는 공정가치로 매입해 수익형 모델로 전환하고, 회복이 어려운 설비는 폐배터리 전문 처리 업체와 연계해 철거를 지원한다. 또한 폐기물 적법 처리와 환경 인증 관리까지 수행하며, 성능 저하가 시작된 설비는 최신 배터리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교체를 통해 수명을 연장한다.
일본에서 먼저 확인한 가능성
에이치에너지의 ESS 자산 관리 모델은 일본 시장에서 실증되고 있다. 에이치에너지는 일본 전력사업자와 협력해 파일럿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고객에게 ESS를 월 구독료 방식으로 제공하고, 보급된 ESS를 가상발전소(VPP)로 묶어 공동 운영한다. 발생한 수익은 고객과 공유하며, 태양광 잉여 전력을 가격이 낮은 시간대에 저장했다가 도매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방전·판매하는 구조이다.
일본 전력시장은 2016년 소매 개방 이후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 낮은 시간대에는 마이너스 가격까지 발생하고,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시점에는 단기간에 수 배 이상 급등하는 구조다. 이러한 환경에서 ESS는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니라, 변동성을 수익 기회로 전환하는 수급 조정 자산으로 기능한다. 에이치에너지가 일본 시장을 선행 검증 무대로 삼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전력시장 역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계통 불안정이 진행되면서, 유사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SS는 더 이상 설치만 해두고 방치하는 설비가 아니다. 태양광 발전 데이터, 기상 정보, 전력시장 가격 신호를 인공지능이 종합해 실시간으로 운영 전략을 조정하는 ‘지능형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ESS는 예측과 진단이 가능하며, 평가와 생애주기 관리까지 이루어진다. 에이치에너지는 전국 5,500개소 이상, 700MW 규모의 분산에너지 자원을 운영하며 이러한 운영 방식을 검증하고 있다.
지금의 ESS는 단순한 전기 설비에서 지능형 자산으로 전환되는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 이 한 걸음이 앞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